
영구 탄소 제거 크레딧(CDR)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물리·화학적 방식으로 영구 격리하는 탄소 상쇄 수단이다. CNBC가 2026년 3월 16일 탄소 크레딧 플랫폼 Ceezer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AI 데이터 센터 확장으로 배출량이 급증한 아마존·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 4개사의 CDR 구매량은 2022년 1만 4,200개에서 2025년 6,840만 개로 불어났다. 이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탄소 시장을 사들이는 이유, 그리고 이 전략이 실제 기후 목표에 부합하는지를 이 글은 검토한다.
핵심 요약
빅테크 4개사의 CDR 구매는 2022~2025년 3년간 약 4,800배 팽창했으며, 그 95% 이상을 마이크로소프트 단독이 차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한 해 계약 기준 4,500만 톤의 CDR을 확보했고, 회사 자체 배출량은 2020~2024년 사이 약 30% 늘었다. AI 인프라 구축에 따른 배출 증가 속도가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를 앞지르면서, 탄소 제거는 선택지가 아닌 구조적 의무로 전환됐다.
빅테크 CDR 구매가 폭발한 구조
CDR 수요 확대의 직접 원인은 AI 데이터 센터 투자다. 아마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메타 4개사는 2025년 AI 인프라에 총 7,000억 달러에 근접한 자본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고, 데이터 센터 신규 건설이 그 핵심 항목이다. 코넬대 연구팀이 2025년 11월 Nature Sustainability에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현재 AI 성장세가 유지될 경우 미국 내 AI 데이터 센터는 2030년까지 연간 2,400만~4,400만 톤의 CO₂를 추가 배출할 것으로 추산됐다. 탄소 제거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드는 배경이다.
탄소 자문사 Carbon Direct는 2026년 3월 전망 보고서에서 넷제로 목표를 보유한 하이퍼스케일러의 경우 2030년까지 완전한 공급망 탈탄소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CDR이 "선택적 요소에서 구조적 필수 요소로 전환됐다"는 게 이 보고서의 핵심 결론이다. Ceezer의 데이터에 따르면 4개사의 영구 CDR 구매량은 2022년 1만 4,200개에서 2023년 1,192만 개, 2024년 2,440만 개(전년 대비 104% 증가), 2025년 6,840만 개(181% 증가)로 급등했다. Reuters는 2025년 11월 내구성 CDR 수요가 그해 2,500만 톤에 달하며 "주로 주요 기술 기업들이 견인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 자체가 된 이유
CDR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자가 없다. CDR.fyi가 추적하는 전체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누적 구매 비중은 약 79.5%에 달하며, 가장 가까운 2위 구매자와의 격차는 다섯 배를 넘는다. ESG Today가 2026년 1월 22일 보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2025년 성과 발표에 따르면 동사는 해당 연도에 4,500만 톤의 CDR 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2024년 계약량의 두 배에 해당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속도로 시장을 확대한 배경에는 자체 배출량 증가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총 배출량은 2020년과 2024년 사이 약 30% 늘었으며, AI·클라우드 투자의 에너지 집약도가 주된 원인이다.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 멜라니 나카가와는 CNBC에 회사가 먼저 배출량을 줄이고 제거할 수 없는 배출량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2030년 탄소 네거티브 목표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연도별 구매량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적 가속이 뚜렷하다. 회계연도 기준 2022→2023년 구매량은 247% 늘어 500만 크레딧에 달했고, 2023→2024년에는 337% 급등해 2,190만 크레딧을 기록했다. 2025년에는 약 100% 추가 증가했다. 2026년 1월 첫 몇 주에만 500만 톤 규모 추가 거래를 성사시키며 한 해를 시작했다. Trellis가 2025년 분석에서 지적한 대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구매를 중단할 경우 이후 CDR 산업 전체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불분명하다는 우려가 시장 안팎에 공존한다.
이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은 데이터로 확인된다. CDR.fyi에 따르면 2025년 전체 CDR 판매량 약 3,000만 톤 중 약 90%를 마이크로소프트 단독이 구매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하면 그해 비(非)마이크로소프트 구매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약 10만 톤 감소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후 정책 후퇴로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 유인이 줄었다는 점도 Heatmap이 2025년 12월 보도에서 지적한 요인이다.
탄소 제거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
CDR의 가격 구조는 기술 방식에 따라 수십 배 차이가 난다. 탄소시장 조사기관 Sylvera에 따르면 자연 기반 크레딧(산림·토양)은 톤당 7~20달러 수준이지만, 직접 공기 포집(DAC) 같은 기술 기반 CDR은 톤당 500달러를 초과한다. CDR.fyi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크레딧 가중평균 가격은 전년 490달러에서 320달러로 하락했는데, 이는 바이오차(biochar) 확대에 따른 구성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선택한 방식은 분산 투자다. 동사는 직접공기포집(DAC), 생에너지·탄소포집·저장(BECCS), 바이오차, 토양탄소 등 22개 이상의 공급업체와 계약을 맺었으며, 다수는 10년 이상의 장기 선도계약 형태다. 2025년 주요 거래 사례로는 스웨덴 에너지기업 Stockholm Exergi의 BECCS 크레딧 333만 톤, 미국 제지공장 배출 포집 전문 CO280의 370만 톤, 농업기술사 Indigo Ag와의 토양탄소 285만 톤 계약이 있다. 각 거래는 탄소를 1,000년 이상 저장하는 '고내구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2025년 업데이트 기준을 적용받는다.
이 전략이 CDR 시장의 앵커 바이어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atitude Media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장기 선도계약이 신생 공급업체에게 금융 조달과 시설 건설의 근거를 제공하며 시장 초기 인프라를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독점 구조가 의미하는 것
이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는 변수는 단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 단독 수요에 전체 산업이 의존하는 현 구조가 유지될 경우, 동사의 전략 변경 또는 재정 상황 변화는 CDR 공급망 전체에 즉각적 충격을 줄 수 있다. 2025년 CDR.fyi 데이터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한 시장은 성장을 멈췄다. 마이크로소프트가 CDR 구매에 투입하는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장 규모가 큰 두 건의 거래만으로도 외부 추산 기준 20억 달러를 초과한다.
의미 있는 시장 확대가 일어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순서대로 충족돼야 한다. 첫째, 비용이 하락해야 한다. 기술 기반 CDR의 단가가 현재 톤당 500달러 이상 수준에서 머무는 한, 마이크로소프트 이외 기업의 대규모 진입은 경제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 둘째, 의무 수요가 형성돼야 한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미 탄소 배출 상쇄 프로그램에 CDR을 허용하고 있으며, EU와 영국은 2029년 이후 의무적 CDR 편입을 검토 중이다. 이 제도적 전환이 현실화되면 마이크로소프트에 집중된 수요가 광범위한 기업군으로 분산되고, 현재 90%의 구매자 집중도가 구조적으로 해소되기 시작한다. Goldman Sachs는 2025년 8월 분석에서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 증가분의 약 60%가 화석연료로 충당될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는 탄소 제거 없이 빅테크의 넷제로 목표가 수치적으로 성립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탄소 배출이 2030년까지 실질적으로 감소세로 돌아서는지, 그리고 다른 기술 기업이 CDR 조달을 확대하기 시작하는지가 이 시장의 구조 전환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된다.
참고자료
CNBC, 2026.03.16 https://www.cnbc.com/2026/03/16/microsoft-carbon-credits-ai-tech-google-meta.html
ESG Today, 2026.01.22 https://www.esgtoday.com/microsoft-doubles-carbon-removal-agreements-to-45-million-tonnes-in-2025/
Heatmap, 2025.12.26 https://heatmap.news/carbon-removal/carbon-removal-2026
Latitude Media https://www.latitudemedia.com/news/microsoft-is-the-carbon-removal-market/
Nature Sustainability (Cornell), 2025.11.10 https://www.nature.com/articles/s41893-025-01681-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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