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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신호

반도체 두 종목이 코스피 4분기 실적 합계를 구했다

2025년 4분기 국내 상장사 246개 중 64%가 컨센서스를 밑돌았지만, 전체 영업이익 합계는 추정치를 웃돌았다.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컨센서스를 8%, 16% 상회하며 전체 합계를 끌어올린 구조다. 두 종목의 이익 집중이 이 정도 수준에 이르면, 반도체 업황이 코스피 전체 실적 방향을 단독으로 결정한다는 사실이 이번 시즌에서 다시 확인됐다.

 

핵심 요약

2025년 4분기 국내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 합계(62조3,242억원)는 기존 추정치(60조6,960억원)를 약 3% 웃돌았다. 158개사(64%)가 컨센서스를 하회했음에도 총합이 추정치를 초과한 것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이익 기여도가 다수의 부진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률 58%로 분기 창사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반도체 이익이 코스피 이익 성장의 사실상 유일한 엔진으로 작동하는 구조는 1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호실적과 비반도체 부진이 갈린 이유

SK하이닉스(000660)는 AI 서버 투자 확대로 HBM과 서버향 일반 D램 수요가 동시에 급증한 4분기에 영업이익 19조1,696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를 16% 초과했다. 삼성전자(005930)도 20조737억원으로 8% 상회했다. 두 기업이 전체 추정치 초과분(1조6,282억원)의 대부분을 설명한다.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은 비용 압박과 수요 둔화가 겹쳤다. 현대차는 컨센서스를 37% 하회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4,549억원의 영업적자로 적자 폭이 기존 예상보다 확대됐다. 조선·방산 대형주도 예외가 없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36%), 두산에너빌리티(-32%), HD현대중공업(-22%)이 줄줄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어닝쇼크 중 가장 낙폭이 컸던 곳은 크래프톤으로, 4분기 영업이익 24억원이 컨센서스 1,232억원 대비 98% 감소했다. 공동근로복지기금 816억원 출연 등 일회성 비용이 4분기에 집중된 결과로, 구조적 수익성 훼손과는 구분된다. 금호석유화학(15억원, -97%)과 POSCO홀딩스(-96%)는 원재료·업황 부진이 원인이었다.

 

 

 

1분기 전망과 반도체 독주 구조의 지속 가능성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제시된 146개 상장사 중 68곳(47%)의 전망치가 3개월 전보다 낮아졌다. 하향 조정이 집중된 업종은 에너지·소재·자동차로,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원가 부담이 추가로 반영될 여지가 있다. 반면 반도체 업종의 이익 추정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하나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밝혔다.

 

반도체 이익의 강세가 시장 전체 실적을 지탱하는 구조는 HBM 수요 사이클이 꺾이지 않는 한 1분기에도 유효하다. 다만 이 구조의 이면에는 집중 리스크가 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 58%는 고점에 근접해 있어 추가 확장보다 유지 여부가 관건이고, 에너지·헬륨 공급 불안이 실제 제조 원가를 얼마나 끌어올리는지가 2분기 이후 이익률의 시험대가 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분기별 HBM 평균 판매가격 추이와 서버 D램 수주 동향이 코스피 실적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직접적인 선행 지표다. 비반도체 업종의 컨센서스 달성률 회복이 확인되지 않는 한, 코스피 이익 성장의 주체가 두 종목에 구조적으로 쏠린 상태는 당분간 지속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자가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이익 추정치 상향 추세의 지속 여부다. 두 기업 모두 AI 서버 수요의 구조적 성장이 핵심 근거인데, 현재 에너지·소재 공급 충격이 생산 비용에 실질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는 2분기 실적이 이 논거를 검증하는 첫 번째 데이터 포인트가 된다. 비반도체 업종 회복의 시그널로는 자동차·조선·방산주의 분기별 컨센서스 달성률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 유효하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개선되는 시점이 코스피 이익 성장의 저변이 넓어지는 시점이다.

 

참고자료

아주경제, 2026-02-08, "상장사 10곳 중 6곳 '컨센서스 하회'…반도체가 실적 장세 떠받쳤다": https://www.ajunews.com/view/20260208134201324

EBN, 2026-02-08, "4Q 실적 시즌 반환점…상장사 10곳 중 6곳 '기대치 밑돌아'": https://www.eb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98846

파이낸셜뉴스, 2026-02-10, "크래프톤, 지난해 4Q 컨센서스 하회…PUBG IP로 해소 가능": https://www.fnnews.com/news/202602100842032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