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이체방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매튜 루제티가 주도해 3월 30일 발표된 연구에서, 도이체방크는 자사 독자 플랫폼 dbLumina, OpenAI의 ChatGPT-5.2, 앤트로픽의 Claude Opus 4.6에 AI가 1년 시계에서 미국 물가에 미치는 네 가지 결과(물가 상승, 큰 변화 없음, 소폭 하락, 의미 있는 하락)에 대한 확률을 할당하도록 질의했다. 세 모델 모두 AI가 인플레이션을 의미 있게 낮출 가능성보다 높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지난 2년간 채권 시장 전망을 형성해온 'AI 디스인플레이션' 이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과였다.
수치는 일방적이었다. dbLumina는 AI가 인플레이션을 높일 확률을 40%, 의미 있게 낮출 확률을 5%로 추정했다. Claude Opus 4.6은 상승 25%, 하락 5%, ChatGPT-5.2는 상승 20%, 하락 5%를 제시했다. 세 모델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원인은 AI 투자 붐 자체였다.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건설, 반도체 수요, 전력 소비가 단기적 생산성 향상을 압도하는 수요 견인 요인으로 식별된 것이다. 포춘은 루제티 팀의 해석을 이렇게 정리했다. AI의 디스인플레이션 약속은 실재하지만 과장됐으며, 그 실현 시간표는 시장이 가정한 것보다 훨씬 길다는 것이다.
파월 연준 의장은 3월 18일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동일한 진단을 내렸다. 파월은 "단기적으로 보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전국 곳곳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건설에 투입되는 온갖 재화와 서비스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단기적으로 중립금리를 낮추기보다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도 함께 나왔다. BLS 공식 데이터 기준 2026년 2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4%로, 연준의 2% 목표를 여전히 상회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도이체방크 리서치는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누적 지출이 4조 달러에 달할 수 있으며, 하이퍼스케일러 예산만으로도 2026년에 5,000억 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 규모의 투자가 측정 가능한 생산성 향상보다 계속 앞서 나간다면, AI 디스인플레이션 베팅에 기반해 금리 인하를 조기에 가격에 반영한 채권 시장의 논리가 흔들린다. 역설은 명확하다. AI의 생산성 잠재력을 가장 먼저 인정하는 AI 모델들이 정작 그 전환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를 가장 솔직하게 답한 셈이다.
참고자료
포춘 / 도이체방크 AI 인플레이션 연구 원문 보도 https://fortune.com/2026/04/01/deutsche-bank-asks-ai-will-solve-inflation/
연방준비제도 / 3월 18일 기자회견 공식 녹취록 https://www.federalreserve.gov/mediacenter/files/FOMCpresconf20260318.pdf
BLS / 2026년 2월 CPI 공식 발표 https://www.bls.gov/news.release/cpi.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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