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2월 24일(현지시간 월요일) 뉴욕에서 열린 연간 투자자의 날(Annual Investor Day) 행사에서 금융업계의 과열된 경쟁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양상과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다이먼은 "안타깝게도 우리는 2005년, 2006년, 2007년에도 거의 같은 것을 봤다. 상승 조류가 모든 배를 띄웠고, 모두가 많은 돈을 벌었다"고 투자자들에게 말했다.
다이먼은 JP모건이 순이자수익(NII)을 늘리기 위해 위험한 대출에 나서지 않겠다면서도 "몇몇 사람들이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게 보인다. 순이자수익을 만들려고 멍청한 짓을 하고 있다"고 경쟁 은행들을 직격했다. 그는 신용 사이클이 "결국 다시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나의 불안감은 높다. 자산가격이 높다는 사실이 나를 안심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리스크를 키운다고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반복되는 '바퀴벌레' 경고
이번 발언은 다이먼이 수개월간 이어온 신용시장 경고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어닝콜에서 비우량(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 홀딩스(Tricolor Holdings)와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 브랜즈(First Brands) 잇단 파산 이후 "바퀴벌레가 한 마리 보이면 실제로는 더 많이 있을 것"이라며 시장에 경고한 바 있다. JP모건은 트라이컬러 관련 부실채권으로 1억 7,000만 달러의 상각 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2025년 12월에는 트라이컬러 CEO 다니엘 추(Daniel Chu)와 COO 데이빗 굿게임(David Goodgame)이 수년간의 체계적 금융 사기 혐의로 기소됐으며, 2026년 1월에는 퍼스트 브랜즈 창업주 패트릭 제임스와 그의 형제도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최근에는 사모대출 업계 대형 운용사 블루아울 캐피털(Blue Owl Capital)이 2월 19일 소매 투자자 대상 사모신용 펀드(OBDC II)의 분기별 환매를 영구 중단하면서 사모신용시장 전반에 불안이 확산됐다. 블루아울은 3개 펀드에서 14억 달러 규모의 직접 대출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으며, 환매 요청이 분기 기준 한도인 순자산의 5%를 초과한 데 따른 조치였다. 투자자들은 AI 혁신에 취약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를 우려해 블루아울을 포함한 사모신용 운용사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약 3조 달러 규모로 성장한 사모신용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 시기 | 사건 | 시장 영향 |
|---|---|---|
| 2025년 10월 | 트라이컬러·퍼스트 브랜즈 파산, 다이먼 "바퀴벌레" 경고 | JP모건 1억 7,000만 달러 상각 손실 |
| 2025년 12월 | 트라이컬러 임원진 사기 혐의 기소 | 사모신용 언더라이팅 기준 의구심 확산 |
| 2026년 1월 | 퍼스트 브랜즈 창업주 기소, AI 소프트웨어 부문 투매 | 에어스·KKR·아폴로 등 사모신용 운용사 주가 급락 |
| 2026년 2월 19일 | 블루아울 OBDC II 분기 환매 영구 중단 | 블루아울 11거래일 연속 하락, 업계 전반 불안 재점화 |
| 2026년 2월 24일 | 다이먼 투자자의 날 2008년 위기 재현 경고 | JP모건 주가 소폭 하락, 신용시장 경계감 고조 |
"이번 신용위기 변수는 AI와 소프트웨어"
다이먼은 이번 행사에서 "신용 사이클에는 항상 예상치 못한 변수가 존재한다"며 "2008~2009년에는 유틸리티와 통신 업체들이 피해를 입었다. 이번에는 AI로 인해 소프트웨어 산업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사모신용시장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기업을 2020년 이후 핵심 대출 섹터로 육성해왔는데, AI 개발 도구의 급격한 확산으로 이들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 전망이 압박받으면서 해당 자산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다이먼은 JP모건 자체에 대해서는 "100개 분야에서 75개는 승자가, 25개는 패자가 될 것"이라며 AI 도입에서 최종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JP모건은 최근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단일 은행 기준 사상 최대인 200억 달러의 레버리지 바이아웃(LBO)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먼은 CEO직을 "앞으로 수 년 더" 수행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작성자 관점
다이먼의 경고에서 투자자가 읽어야 할 핵심은 단순한 비관론이 아니라 신용 사이클의 구조적 메커니즘이다. 신용 사이클의 고점은 항상 '이번에는 다르다'는 논리로 정당화된다. 현재 사모신용시장에서 이 역할을 하는 것이 AI 수익성 프리미엄이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반복 수익(Recurring Revenue) 모델이 담보로 인정받아왔는데, AI가 이 수익의 구조 자체를 바꿀 경우 담보 가치 평가 전반이 흔들린다.
블루아울 사태의 핵심은 단순한 환매 제한이 아니라 유동성 미스매치의 노출이다. 사모신용 펀드는 장기 확약 자본으로 장기 대출을 운용하는 구조로 유동성 리스크가 없다고 마케팅돼 왔다. 그러나 소매 투자자를 포함한 반유동성(semi-liquid) 구조에서는 환매 요청이 집중될 때 동일한 유동성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있음이 이번에 확인됐다.
신용 사이클의 반전 징후로 주목할 지표는 세 가지다. 직접 대출 기업들의 무상 현금흐름(Free Operating Cash Flow) 음전환 비율, 사모신용 스프레드(위험 프리미엄)의 확대 속도, 그리고 소프트웨어 섹터 차주들의 이자보상비율(Interest Coverage Ratio) 추이다. 현재 약 40%의 직접 대출 기업이 음의 영업 현금흐름을 보고하고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선행 지표다.
다이먼이 직접 JP모건의 방어적 포지션을 강조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JP모건이 공격적 사모신용 시장에서의 경쟁을 회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0억 달러 규모의 LBO 약정 등 대규모 딜은 여전히 진행하지만, 소매 분산 대출 부문에서의 리스크 감수는 제한한다는 투 트랙 전략으로 읽힌다. 신용 사이클이 반전될 때 가장 먼저 압박을 받는 쪽이 어디인지 JP모건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참고자료
- CNN Business, "Jamie Dimon says AI euphoria, record stocks and banks doing 'dumb things' could lead to another financial crisis", 2026-02-24
- Yahoo Finance (Bloomberg), "Jamie Dimon warns markets resemble pre-financial crisis era", 2026-02-24
- CNBC, "From Jamie Dimon's 'cockroaches' to the Blue Owl freeze: How stress is spreading in private credit", 2026-02-24
- Bloomberg, "Blue Owl Redemption Halt Stirs Private Credit Unease", 2026-02-19
- Fortune, "Jamie Dimon issues private credit warning: 'When you see one cockroach, there are probably more'", 202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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