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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읽기

릴리팟, 9000페타플롭스의 성과는 2030년에 나온다

일라이 릴리 로고가 새겨진 서버 랙과 대규모 광케이블 번들이 가득한 릴리팟 데이터센터 내부. 블랙웰 울트라 GPU 기반 DGX SuperPOD 시스템이 설치된 인디애나폴리스 본사 AI 팩토리 현장이다.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2026년 2월 26일 인디애나폴리스 본사에서 릴리팟(LillyPod) 가동 리본 커팅 행사를 열었다. 제약사가 단독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AI 슈퍼컴퓨터 중 세계 최강이다. 1,016개의 엔비디아 블랙웰 울트라(Blackwell Ultra) GPU로 구성된 DGX SuperPOD 기반이며, AI 연산 성능은 9,000 페타플롭스(초당 9,000조 회) 이상이다. 이는 세계 최초의 DGX B300 시스템 기반 DGX SuperPOD이기도 하다. 구축 기간은 착수부터 가동까지 4개월이었다. 릴리는 동시에 엔비디아와 함께 사우스 샌프란시스코에 5년간 최대 1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공동 혁신 연구소를 조성 중이며, 이 계획은 2026년 1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그러나 릴리 최고 정보·디지털 책임자 디오고 라우(Diogo Rau)는 이 인프라 투자의 신약 파이프라인 성과는 2030년에야 가시화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주목할 핵심 3가지

첫째, 릴리팟의 기술 구성은 단순한 슈퍼컴퓨터가 아니라 '전사 AI 팩토리'로 설계됐다. 9,000 페타플롭스의 연산력은 1992년 릴리가 보유했던 크레이(Cray) 슈퍼컴퓨터 700만 대에 해당한다. 핵심 구조는 GPU, 스토리지, 관련 시스템이 단일 고속 네트워크에서 통합 통신하는 통합 네트워크 패브릭(Unified Networking Fabric)이며, 엔비디아 스펙트럼-X(Spectrum-X) 이더넷 네트워킹이 레이턴시를 최소화한다. 700테라바이트 규모의 유전체 데이터를 290테라바이트 이상의 고대역 GPU 메모리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약 5,000개의 연결부를 합산하면 광케이블 무게만 450킬로그램(1,000파운드)을 넘는다.
 
둘째, 릴리가 이 시스템을 투자로 정당화하는 실제 근거는 단백질 확산 모델, 소분자 그래프 신경망 모델, 유전체 파운데이션 모델의 대규모 훈련에 있다. 릴리 최고 AI 책임자 토머스 푹스(Thomas Fuchs)가 지적한 신약 개발 AI의 근본 한계는 데이터 구조의 문제다. 언어 AI는 인터넷 전체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 반면, 신약 개발 AI는 균질하고 표준화된 데이터 코퍼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릴리팟의 전략적 가치는 이 공백을 릴리 자체의 독점 데이터로 채우는 데 있다. 실패한 수백만 개 분자를 포함한 자사 데이터가 공공 AI 모델 미세조정으로는 확보할 수 없는 차별화된 학습 기반을 제공한다.
 
셋째, TuneLab을 통한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 공유 전략은 릴리의 수익화 경로이자 생태계 구축 수단이다.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은 TuneLab을 통해 릴리의 자사 데이터로 훈련된 모델에 접근할 수 있으나, 참여 기업들은 자체 데이터를 릴리에 직접 넘기지 않아도 된다. 연합 학습 구조 덕분에 각 기업의 데이터는 로컬에 보존된다. 이 구조는 단순한 플랫폼 공유가 아니라, 릴리의 AI 모델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동시에 신약 개발 생태계에서 중심 데이터 허브 포지션을 확보하는 이중 전략이다.
 
작성자 관점: 릴리팟에서 투자자가 놓쳐서는 안 되는 역설이 있다. 4개월 만에 완성한 세계 최강의 제약 AI 슈퍼컴퓨터를 발표하면서, 그 성과는 2030년에야 파이프라인에서 확인된다고 동시에 선언했다. 이는 신약 개발 AI의 근본 병목이 연산력이 아니라 데이터의 희소성과 생물학적 복잡성에 있다는 푹스 본인의 진단과 정확히 일치한다. 세계 최고 컴퓨팅 성능이 4년의 실현 타임라인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은, 릴리팟이 엔비디아 GPU 수요 타당성 확보와 릴리의 기술 리더십 선점을 위한 전략적 포지셔닝임을 동시에 시사한다.
 

 

 

릴리팟 핵심 사양·활용 계획 요약

구분 세부 내용 비고
하드웨어 엔비디아 DGX SuperPOD (DGX B300), 블랙웰 울트라 GPU 1,016개 세계 최초 DGX B300 SuperPOD
연산 성능 9,000+ 페타플롭스 (초당 9,000조 회 연산) 1992년 크레이 700만 대 상당
데이터 처리 700TB 유전체 데이터, GPU 메모리 290TB 이상 고대역 HBM 메모리
구축 기간 4개월 (2025년 10월 발표 → 2026년 2월 가동) 인디애나폴리스 본사 기존 시설 내
주요 활용 단백질 확산 모델, 소분자 GNN, 유전체 파운데이션 모델 훈련 항체 생성, 임상시험 가속, 디지털 트윈
TuneLab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 기반 외부 바이오테크 모델 공유 플랫폼 참여 기업 데이터 로컬 보존
에너지 목표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운영 목표 (현재 액체 냉각) 탄소 중립 목표와 연계
성과 실현 시점 2030년 이후 파이프라인 반영 전망 (라우 부사장) 현 투자 → 2030년대 후반 약물 출시

 

신약 개발 AI 투자의 타임라인 역학

릴리팟 가동을 계기로 제약 AI 투자의 구조적 한계가 더 선명해졌다. 신약 개발에서 슈퍼컴퓨터가 창출한 계산 가설이 임상시험을 거쳐 FDA 승인으로 연결되려면 통상 10~15년이 필요하다. 릴리가 2026년 가동한 시스템의 성과가 2030년에야 파이프라인에서 확인된다는 라우의 발언은, 신약 AI 투자의 자본 회수 주기가 반도체·소프트웨어 AI 투자와 근본적으로 다름을 의미한다. 푹스가 지적한 '데이터 부족'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릴리팟의 연산력이 아무리 강력해도, 학습 가능한 구조화된 생물의학 데이터가 언어 AI처럼 웹 스케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제약은 컴퓨팅 성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릴리팟의 진짜 내기는 자사의 독점 실패 데이터와 연합 학습 생태계가 이 데이터 부족을 대체할 수 있는가 여부에 걸려 있다. 엔비디아 블랙웰 울트라 GPU 수요 측면에서 릴리팟은 헬스케어·생명과학 수직 시장을 향한 엔비디아의 전략적 레퍼런스 사례이기도 하다.
 

투자자 확인사항

릴리팟-엔비디아 파트너십이 릴리의 파이프라인 생산성 향상으로 2030년까지 실제 측정 가능한 결과를 만드는가? 라우는 2030년을 성과 가시화 시점으로 명시했다. 추적 지표는 릴리의 연간 IND(임상시험신청) 신청 건수 변화, AI 기반 분자 생성에서 도출된 후보물질 비중 공시이며, 임계값은 릴리가 분기 실적 발표에서 LillyPod 기여 파이프라인 건수를 처음 언급하는 시점이 핵심 모멘텀 신호다.
 
TuneLab의 연합 학습 플랫폼이 외부 바이오테크의 실질적 채택으로 이어지는가? TuneLab은 릴리의 독점 데이터 기반 모델을 공유하는 동시에 릴리의 AI 모델을 지속 개선하는 이중 구조다. 추적 지표는 TuneLab 참여 기업 수와 공동 발표된 연구 결과의 증가이며, 임계값은 중소형 바이오테크가 TuneLab을 통해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임상 단계로 진입하는 첫 사례가 발표되는 시점이다.
 
공동 혁신 연구소(사우스 샌프란시스코, 최대 10억 달러)의 베라 루빈(Vera Rubin) 칩 기반 연산 성능이 릴리팟을 어느 수준으로 초과하는가? 공동 연구소는 엔비디아 차세대 베라 루빈 아키텍처를 사용할 예정이다. 베라 루빈의 아키텍처가 블랙웰 울트라 대비 연산 성능을 몇 배 초과하는지는 신약 AI 모델 훈련 단위당 비용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추적 지표는 2026년 상반기 공동 연구소 개소 후 엔비디아의 헬스케어 수직 시장 매출 공시 변화다.
 

시나리오 전망

낙관 시나리오는 릴리팟이 데이터 플라이휠을 가속하는 경로다. TuneLab 참여 기업들이 2026~2027년 사이 늘어나면서 릴리의 AI 모델 훈련 데이터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단백질 확산 모델과 소분자 GNN이 2028년까지 임상 1상 진입 후보를 다수 생성하고, 2030년 전후 릴리의 파이프라인 밀도가 업계 평균을 유의미하게 초과한다. 엔비디아는 헬스케어 수직 시장을 빅테크 AI 학습 클러스터 의존도를 낮추는 레퍼런스로 활용하며, 릴리팟이 블랙웰 시리즈 다음 세대 GPU 수요를 제약 섹터로 확대하는 발판이 된다.
 
보수 시나리오는 데이터 희소성이 계속 병목으로 남는 경로다. 아무리 강력한 연산력도 균질한 표준화 데이터 코퍼스 부재라는 생물의학 AI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 TuneLab 채택이 지지부진하거나 참여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 노출을 기피해 연합 학습 품질 향상이 제한된다. 2030년 시점에서 릴리의 파이프라인 생산성 향상이 경쟁사(리커전 파마슈티컬스, 앱셀레라 등 AI 네이티브 신약 기업) 대비 유의미한 초과 성과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릴리팟 투자는 전략적 선점 비용으로만 해석된다.
 
참고자료
NVIDIA 공식 블로그, 2026-02-27, 릴리팟 가동 발표 및 스펙 확인: https://blogs.nvidia.com/blog/lilly-ai-factory-live/
일라이 릴리 공식 IR, 2026-02-26, 릴리팟·엔비디아 파트너십 보도자료: https://investor.lilly.com/news-releases/news-release-details/lilly-partners-nvidia-build-industrys-most-powerful-ai
일라이 릴리 공식 웹사이트, 릴리팟 배경·활용: https://www.lilly.com/news/stories/new-supercomputer-could-change-future-medicine
HPCwire, 2026-02-27, 릴리팟 스펙·TuneLab 상세: https://www.hpcwire.com/aiwire/2026/02/27/lilly-launches-lillypod-nvidia-dgx-superpod-for-genomics-and-drug-discovery-ai/
R&D World, 2026-01, 토머스 푹스 최고 AI 책임자 인터뷰 (데이터 희소성·사우스 샌프란시스코 연구소): https://www.rdworldonline.com/eli-lillys-lillypod-supercomputer-goes-live-with-1016-nvidia-blackwell-gpus/